애견 유치원

애견 유치원



원산지 프랑스, 지적이고 우아하며

귀족적인 하얀 털, 짙은 다갈색 코와 입, 발톱

충성과 애교가 철철 넘치는 애완견 푸들

주인이 붙여준 뜻도 모르는 이름 밍키

주인 가족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집으로 타인이 침입하면 적당히 짖고

절대로 그냥 넘기지 않는

그렇게 동고동락 해온 지 2년

없는 돈 쪼개서 월 8만원짜리 유치원에 다닌다

애견 유치원에 가면 주인은 없고

험악해 보이는 여자가 보고 웃는다

하도 신기하게 생겨서 쭉 쳐다봤다

아무래도 친해지고 싶지 않은 얼굴

사료 줄 때마다 밥도 먹기도 싫다

다이어트라도 할까 하다가 주인을 봐서 먹는다

훈련사는 나를 골든 제자로 받아들여

서서히 이것저것 배워라 가르쳐 준다

여자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것이라고 주인이 말했다

배변훈련, 얌전히 공부하는 거,

주는 밥 흘리지 않고 다 먹어치우는 거,

쓸데없이 짖지 말기, 서커스단처럼 훌륭한 재주부리기,

애견 자랑대회 나가기 위한 준비

프로그램에 맞추어 지능과 성능 개발 공부를 한다



명견들이 다니는 훈련소는 애견협회에서 발급되는

혈통서를 들고 기숙사로 들어가 맹훈련을 받는다

2주 동안 주인 얼굴도 못보고 만나서도 안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침마다 봉고차를 타고

유치원으로 갔다가 오후에 돌아올 수 있다

처음 애견자랑대회 초등과에 접수해

밤샘 맹훈련을 하고 애견협회에서 시험보던 날

110점 만점에 102점 5등으로 입상해 잔치가 벌어졌다

좋은 혈통인 세퍼트, 진돗개, 경비견을 보면서

귀여운 애완견으로 낑낑 거릴수도 없다

아마추어부 경기 대회를 준비하는 주인

개 팔자 상팔자라고 누가 이야기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