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스크랩] 활어횟집에서

sala 2005. 11. 1. 23:24
     
    

     

       

 

 

         활어횟집에서


                                                          김은자



   값이 저렴하다는 어시장 한밭 활어횟집

   푸른 수족관에 갇힌 광어 농어 도다리 가자미…

   단단히 움켜진 주먹 숨긴 채

   납작하게 바닥에 엎드려 있다

   횟집 손님들, 회를 주문하면

   그들보다 온몸을 바닥 더 깊숙이 엎드린다

   바다를 그리는 눈빛을 주시하며

   주방장이 칼을 내려놓자

   시장골목보다 더 어수선하게 떠들던 사람들

   시건 방과 건방이 뭐냐고

   한쪽 세꼬시 뼈 째 씹는다

   왕소금 구이 판에 세우들 튄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입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출처 : 늦가을 호수
글쓴이 : 김은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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