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극빈 1/문태준

sala 2006. 6. 8. 16:07

    극빈 1 / 문태준 열무를 심어놓고 게을러 뿌리를 놓치고 줄기를 놓치고 가까스로 꽃을 얻었다 공중에 흰 열무꽃이 파다하다 채소밭에 꽃밭을 가꾸었느냐 사람들은 묻고 나는 망설이는데 그 문답 끝에 나비 하나가 나비가 데려온 또 하나의 나비가 흰 열무꽃잎 같은 나비 떼가 흰 열무꽃에 내려앉은 것이었다 가녀린 발을 딛고 3초씩 5초씩 짧게 짧게 혹은 그네들에겐 보다 느슨한 시간동안 날개를 접고 바람을 잠재우고 편편하게 앉아 있는 것이었다 설핏설핏 선잠이 드는 것만 같았다 발 딛고 쉬라고 내줄 곳이 선잠 들라고 내준 무릎이 살아오는 동안 나에겐 없었다 내 열무 밭은 꽃밭이지만 나는 비로소 나비에게 꽃마저 잃었다 **************************************************************** 빈화분에 심은 토마토모종에서
    푸른 희망같은 토마토를 달고 있네요.
    고추농사는 진딧물로 한포기만 성하고
    모다 망쳤네여.
    화분농사가 어렵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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