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의 엽서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요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 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중략.......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모두가 필요한 시간들이여.....
- 이해인의 시《12월의 엽서》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