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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권규학

sala 2005. 7. 25. 08:24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詩 / 靑松 권규학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새하얀 오선지 위에 먹 빛 점하나 곱게 찍는 것과 같음입니다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도는 이름 셀 수도 없을만큼 누르고 찍었던 마음 속의 전화번호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은 무얼하고 있을까 그 누구도 나처럼 나를 생각하며 이 창가에 섰을까 갈등하고, 고민하고, 그리워하며 여린 속내 가득 마음 아파하는 그런 것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집착을 예쁘게 포장한 다른 것들 아집의 위치만을 이동시킨 또 다른 것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겉치장에 불과한 사치스런 감정들 그런 것들 역시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모든 것들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등에 무거운 돌멩이 하나 짊어지고 가는 것과 같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