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시인의 사랑을 팝니다/김용관

sala 2006. 2. 4. 16:56

시인의 사랑을 팝니다

정산 김 용 관

시인의 마음속에는
물오리가 헤엄치는 호수가 있고
연꽃이 세상을 열어가는 이야기도
물 위에 구름처럼 떠 있습니다
이런 마음 사가시지 않으시렵니까?

시인의 마음속에는
가을 하늘보다 더 맑고 청명한
용 같은 그림도 살아서 꿈틀거리고
여의주만을 담을 수 있는 화려한 꽃밭
이런 마음 사가시지 않으시렵니까?

시인의 마음속에는
세상의 온갖 탐욕을 다 녹여서
무지개를 만들고 청솔가지에 걸어두어
새들의 고운 울음 포도송이처럼 달고 있으니
그 아니 아름답습니까?

그러나 시인의 마음
아무에게나 팔지는 않습니다
싸구려도 아닙니다 제값은 고고한 값이니
열린 마음 가진 사람만 소유할 수 있는 사랑

시인의 사랑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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