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양념치킨

sala 2005. 11. 13. 19:32

양념치킨

                                       김은자


양념이 묻은 통통한 닭다리를 물어뜯다가

내 종아리와 빗대어 본다

예고도 허락도 없이

벌레가 물은 내 종아리

만산홍엽 같은 붉은 자국이 무늬를 이루고 있다

온종일 종종거리며 다니던

고단함이 줄줄 묻어있다


아무리 찾아도 다리를 붓도록 만든

출입구는 보이지 않는데

층과 층을 이루는 팽팽하여 불거진 곳만 눈에 띈다

실타래처럼 연결된 눈이며 손이 탐색을 시작한다

연거푸 가렵고 딱딱한 음계를 짚어가며

드문드문 맥박을 찾아 잡으면

종아리 군살만 가득 잡힌다


질긴 다리 살에 키위를 갈아 섞으면

부드럽고 연한 살이 된다지

쭉 뻗은 다리로 앉아

가슴살을 나무방망이로 살살 두드린다

푸른 키위를 씨와 함께 갈아

자꾸만 밖으로 도는 다리를 잡는다

튀김옷을 입히고 튀겨서 양념을 묻혀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