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푸른 마음은 아직 여려
모진 말 한 마디에도 받는 상처
부끄러움에 남의 시선도
자기만 보는 것 같아 따갑기만 하고
햇살 따숩게 손등에 앉으면
소망의 밀어(蜜語)로 가득 채워져 있는
꿈 길을 걸어봅니다.
며칠 전부터 노래로 유혹하는
개울 건너 약장수 구경가려고
피부 가무잡잡한 아이가 건네준
뽀얀 분가루를 바르고 또 발라도
그 애같이 티가 나지 않아 속도 상한데
유난히 하늘이 까만 오늘 밤
툭 하고 떨어지는 별똥별에 깜짝 놀라
뛰는 가슴 지나간 뒤엔 더욱 그리운 님의 얼굴
가만히 온 바람도 님의 입술인 양 느끼는데
얇디 얇은 밤안개 옷 허리 두르고선
땀 젖어 누워있는 산마루 넘어
활짝 웃으며 언제 오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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