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부호 속의 사랑
나는 그대에게
어떤 문장부호로 남아 있을까
감미로운 음악처럼
가슴 벅찬 느낌표일까
끝없이 확인하고픈
불신의 물음표일까
한시름 쉬어 넘는
휴식 같은 쉼표일까
결국은 운명처럼 맞이할
참담한 이별의 마침표일까
나는 그대란 꽃을
내 정원에 따옴표로 심었으나
마찬가지로 삶의 일부를
꽃의 괄호 속에 맡기기도 했다
우리는 사랑이란 밑줄을 그어
서로를 강조하기도 했지만
끝내 사랑을 감춘 인어공주처럼
말줄임표로 생략해버리기도 했다
어쩌면 진정한 사랑이란
그대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말줄임표의 애잔한 여운처럼
향기 짙은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글 사진: 쉬리 변재구
배경 곡: The Poet And I - FRANK MILLS
초대 ☞ 쉬리의 비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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