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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딱새의 사랑 이야그

sala 2005. 5. 25. 15:03

 




 


나에게 밥이 아니면 자유를 달라~


지난4월 중순부터 아침에 일어나 일을 하고 있노라면


새 두마리가 와서는 빨래줄에 지붕처마에 앉아서


어찌나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지


뭔 이야기인가 궁금해서 귀를 귀울이고 들어보니


새끼 나을 보금자리를 찾고 있는 중입디다.


 


그러고는 한 열흘은 넘게 그러고 시끄럽더니


또 며칠은 조용하더라구요.


분명히 어디에다가 집을 짓고 알을 나은 모양인데


궁금하면 못 찾는 이 아지메는


망원경을 동원해서 요리로 조리로 새를 찾고 있었지요.




어떤 날은 하도 궁금해서


사다리를 놓고 지붕위를 올라가서 샅샅히 뒤졌는데도 도저희


어디에 있는건지....


그런데 가만히 보면 새는 여전히 들락 거리더란 말입니다.


하루는 하필이면 솥에다 한 밥이 먹고파서 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비온 다음날이라서


나무가 젖은데다가 바람이 불어서


불이 잘 타질 않고 밖으로 막 내 부는 겁니다.


연기가 온 집안에 꽉 찻어요.


그랬더니 어디서 새 두마리가 나타나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들락 날락 딱딱딱


빨래줄에 앉았다 지붕 밑으로 들어갔다.


아하~


가만히 보니 냉장고 위에다가 새끼를 쳐 놓은 겁니다.


드디어 새끼들을 발견했지요.


할 수 없이 아무렴과 저는 그날 라면 먹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집입니다.


이들의 이름은 딱새


우리는 냉장고가 마당 처마밑에 있는데


바로 그 위에다 이렇게 집을 지었네요.


집지은 재료 좀 보세요.


무 시래기 나뭇가지, 이끼 밤나무꽃 마른것 별게 다있습니다.


이날이 5월7일 아마도 5월6일에 태어 난 것 같습니다.


모두 여섯마리 였지요.


그 날부터 우리방에서 의자를 놓고 보면 딱 이 집이


보이기에 사진을 찍기 시작 했지요.



 


 


5월 10일에 찍은 겁니다.


그러니까 태어난지 4일째지요.


이 날부터 먹이를 물어다 먹이는 것 같았어요.


어쩌면 그 전이었는지 모르지만


산에가 있다가 와서 이날부터 보게 된 거지요.


여섯마리 다 보이네요.


날개도 모양을 갖추었지요.



 


5월13일입니다


위에 사진에는 안 보이는 똥싼 자국도 보이고


날개도 꽤 많이 나왔지요.


하루가 다르게 커 가고 있습니다.



 




 



에미는 이렇게 빨래 줄이나 지붕위에 앉아 있다가


에비새가 먹이를 물어 오면 딱 받아서 새끼들에게 가져다 주는 겁니다.


에비새가 나타나자 벌써부터 입을 벌리고 먹이를 달라고 난리네요.


 


<엄마 ! 저 먼저 주세요 아까부터 한 번도 못 먹었당게요>


<이그~ 아까도 지가 받아 먹구서는 그래 너 많이 먹고 용되라~>


5월 14일


5월 15일




 


 



에미는 이제 먹이를 물어 나르기 바쁩니다.



자세히 보면 먹이가 보이지요. 벌이네요.


5월 16일 아침 아무렴이 아주 잠복을 하고 서는 가까이에서 찍었습니다.


먹이는 주로 이 놈 거미.


 그리고 이런 풀벌레 등등이었지요.


 



5월 16일 밤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히 밤에도 에미가 같이 잤었는데 에미는 보이지 않고 이 아이들만


자고 있네요.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혹 어디에서 메 에게 잡혀 먹힌 건 아닌지.


당장에 새 박사님 에게 여쭈었더니


이제는 커서 주위에서 자고 같이 안 잔답니다.


휴~ 정말 다행이다.


 


<아유 졸려~ 아줌마 잠도 없어요 걱정말고 언능 자요 자>



 


5월 17일
짹째 거리는 새끼들 새 소리에 나가보니


이제는 서서히 둥지 밖으로 나와 보기도 하네요.


에구 그러다 떨어질라




 




이제는 똥도 이따만 하게 싸고 말이에요.


먹이가 모자라는지 그 동안은 에미는 먹이를 물으러 나가지 않더니만


이제는 에미까지도 출동을 하나 봅니다.


에미도 에비도 같이 물고 들어오는 걸 보면


제가 마당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들어가지를 않기 때문에


마당에서 일도 못 합니다.




5월 18일 새벽


이제는 아주 또랑 또랑한게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드디어 5월 19일 아침


에비의 목소리가 마당을 쩌렁 쩌렁 울리고 에미는 에미대로....


그러면서 날개를 펄럭이며 빨래줄에서  계속 날았다 앉았다를


반복하자 새끼들이 붕 날아서 여기저기로 날으는 겁니다.


 방문을 열고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고 있던 이 아지메 얼마나 놀랐는지


난 분명 숨어서 있었는데....


드디어 나는 연습이 시작 된 겁니다.


에비는 계속 격려를 멈추지 않고 이제는 제가 있거나 말거나


숨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날다가 떨어지는 아기새들이 얼마나 안스러운지




 



 


여기 첫째가 있네요.


떨려서 손도 떨었구만요.




둘째는 아무렴의 장화 위에까지 날아 갔네요.




셋째는 여유있게 앉아 있습니다.




네째는 아주 요염 하기까지 하지요.




 다섯째는 돌틈에 들어 갔어요.


에미가 오더니 꺼내 주더군요.


그런데 여섯째가 보이지를 않네요 어떻게 된거지


너무 멀리 날아갔나


걱정을 하며 한 참 찾다가  방으로 들어 왔더니




뭐야 막내는 막내 인가 봅니다.


제 컴 책상 위에 앉아 있네요. 똥도 싸 놓고





 


 


그리고 어제 하루 종일 나는 연습을 하더니


산에 갔다가 오후에 와 보니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낯 익은 목소리에 쳐다 보니 초등학교 울타리


나무 위에서 에비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 어느새 저 높은 곳까지 날아 올랐습니다.


두 단 아래 새끼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장하다 아기 딱새 그리고 아빠 딱새 엄마 딱새


최대한 줌을 당겨서 찍었는데 그래도 모양은 나왔네요.


 



가운데 제일 꼭대기에 날개짓하는 아빠 딱새 그리고 그 오른쪽


두번째 가지에 새끼 딱새의 모습이 보이지요.


원본사진에는 그래도 모양이 조금은 보이는데....



어제밤 딱새는 이제 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텅 빈 그들의 집






아침에도 돌아 오지 않고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딸을 시집 보낸 엄마의 마음이 이랬을까요.


섭섭 하면서도 대견해서 빈 둥지의 남은 똥 마저도 사랑스러운


눈물 한 방울이 빈 둥지 위로 똑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님 글

 

 

 

 
가져온 곳: [난 B형 남자다.]  글쓴이: 석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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