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초상 (肖像) / 이재현
마른 가랑잎이다 가지 끝 매달린
정맥 울근불근 터져 나온
세월의 뒤안길로
짚신 여 나무 짝 그 흔적들
고스란히 담은 광주리 같은 삶
모진 바람막이
강이다 골 깊게 패인 모혈의 성
길을 수만 갈래 내고도
건너 갈 수 없는 모정의 강
수초처럼 엉켜진
웃음이 저리 달 수가 있을라
무명 치마폭 좋게 담아 내주던
겉보리 서너 됫박
겹살림 그 설움의 눈빛 다 감춘
쪽빛 세월의 뒤안길로
호수에 잠긴 달
달무리가 곱구나 내일은 비
고랑고랑타고 흘러내리는 내 슬픔의
빗물의 그 비릿한 젖 냄새
아, 어머니 어머니